오늘.생각 day_3
학교에서 가장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내가 나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때이다. 초1 때부터 지금까지 8년 동안 정말 다양한 아이들을 봐왔고 성향이 좀 비슷한 아이들을 내 머릿속에서 '저런 아이들은 이런 타입이야'라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한 번도 그 카테고리 안에 내가 속해있던 적은 없었다. 나는 그냥 '나'였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개학이 늦어짐에 따라 반에서 나 자신을 실현시킬 바탕, 즉 친밀도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은 학교에 가면 내가 나가 아니게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냥 어느 카테고리 안에 있는 비슷비슷한 아이로 여겨진다. 그 느낌이 너무 싫다. 나는 분명 '나'인데 학교에서는 '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이 든다. 저 아이들 모두는 내가 정말로 어떤 아이인지 모를 것이고 그냥 어느 아이라고만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친구들과 놀 때는 온전히 나 자신이 된다. 집에 와서도 그렇다. 하지만 그냥 '학교'에서는 가면을 덮는 것 같다.
왜 그럴까? 나는 이게 친밀도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밀도가 깊어질 수록 이해받는다고 느끼고 그래서 나 자신을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친밀도가 크지 않은 집단에서는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고 그래서 친구가 하면, 혹은 내가 하면 괜찮은 행동도 낯선 아이가 하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어색할수록 자꾸만 스스로를 숨기려고 하는 거다.
그래도언젠가는 자신의 모습이 굳건히 자리 잡아서 때로는 평범함도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평범해 보일지라도 나에게는 누구보다 특별한 '나'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어떤 카테고리에 속한 평범함을 싫어했던 이유는 내가 항상 나를 중심으로 나랑 내가 아는 사람들 말고는 다 비슷비슷하고 별로라는,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나와 같은 아이가 있다고 느낀 적이 없는 것처럼 그 아이들도 각기 다 다르며 스스로 어느 카테고리에 속해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을 것이다. 애초부터 똑같은 사람이 없는 아이들을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묶어버린 것이 잘못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 자신의 '나'이고 스스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 이제 다른 누구를 혼자 멋대로 판단하지 말고 나 자신에 집중해보자.
특별함과 평범함은 정반대에 위치한 것은 아닌 것같다. 평범함의 연장선에 특별함이 있고 특별함의 연장선에 평범함이 있은 것 아닐까? 그러니까 항상 어느 하나에만 치우치는 것보다는 그냥 나 자신을 믿고 특별함이든평범함이든 즐기는 거다. 행복은 소소한 것에서 출발하니까. 그리고 젤 중요한 것! 럽마셀!!보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