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생각

오늘 생각_day 2

jane0405 2020. 9. 3. 23:09

 

  힘든 날 뒤에는 항상 기분 좋은 날이 온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너무 예뻤고, 점심 먹고 친구들과 따뜻하게 달궈진 벤치에 앉아서 한참 수다를 떨었다. 태극기가 하늘을 배경으로 휘날리는 모습이 광복절 ucc 오프닝에 나올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니까 편집 능력자 친구는 나중에 ucc 만들 때 이 각도에서 찍어야겠다고 하고, 그 말을 듣고 너희는 무슨 밥먹듯이(오늘 급식 엄청 맛있었는데.. 크흠) ucc생각을 하냐고 타박 아닌 타박을 한 친구도 있었다. 방탄 얘기로 교정 떠나가라 수다를 떨기도 했다. 햇빛은 뜨거웠는데 마음은 선선하니 시원했다.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맑았다. 우리 마음도 절로 맑아지는 듯했다. 유난히 피곤했던 아침과는 달리 오후는 청량한 하늘처럼 깨발랄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마지막 교시 었던 국어 시간에는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책상에 세워놓은 가림막들을 우수수 떨어뜨리고 지나갔다. 어떤 애가 "가림막이 아무 의미도 없네"라고 말한 게 들렸다. 그래, 아무 의미도 없는 가림막이 이렇게 시야를 답답하게 가린 것처럼 우리 모두는 의미 없는 싸움으로 마음을 답답하게 가둬두고 있다. 종교의 싸움, 정치의 싸움부터 친구 사이의 싸움, 시험과의 싸움까지 가지각색의 싸움들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들 한 발짝 물러서서 자신의 욕심을 조금씩만 버린다면 어떨까? 이 모든 싸움은 바람 한줄기로 우수수 사라질 수도 있는데 말이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이제껏 내가 기다려왔던 여름날의 공기가 밀려오듯 교실을 채웠다. 곧 가을이 온다. 다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놓으면 좋겠다. 기분 좋은 날이었다.

 

((추신 : 회장 선거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친구와 통화로 회의를 했다. 둘다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해서 그런지 쑥쑥 추진되고 있다.(선거는 12월인데..ㅎ하하) 마음 맞는 친구와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은 너무너무 행복한 일인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이라도 혼자 하려고 하면 시작하기가 어려울 때가 종종 있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할 곳이 되어주어서 그런지 부담스럽다기보다는 재미있고 아이디어도 퐁퐁 샘솟는 것 같다. 학생회장이 되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이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하며 학교의 문제점들과 우리의 개선방안을 정리하는 경험을 해보고, 우리가 정말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충분히 값진 시간임을 알고 있다. 이 모든 게 우리 안에 알게 모르게 쌓여가는 경험들이기 때문이다. 너무 기분이 좋다. 이제 그만 자야겠다. 내일은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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