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독서

햄릿 3막제3장~5막제1장

jane0405 2021. 1. 18. 19:42

-3장 : 클로디어스 왕이 이기적인 기도를 드리고 햄릿이 복수의 타이밍에 갈등하다

 "죄인을 구제하지 못한다면 어찌 자비라 할 수 있는가?

저지를 죄를 용서해주는 이중의 공덕이 없다면 기도드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죄를 지어가면서 얻은 소득을 그냥 지닌채 용서받을 수는 없을까?

그래, 무릎을 꿇자. 그저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빕니다."

 

"아버님이 살해당하셨을때는 죄악이 5월의 봄꽃처럼 피어 중형을 면치 못하셨을 거다. 저자가 기도하며 영혼을 씻을때 죽이는 것은 복수가 아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죽기 전에 참회하고 기도하면 천국에 갈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받을 죗값 다 제대로 치루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은?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해 줄 사람이 있을까? 죄는 권력자들이 다 짓고 죽을 땐 그 권력 앞에 굴종한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도해준다면 그게 진짜 정의일까? 하늘의 심판을 이기적인 인간들이 멋대로 비틀고 바꾸어 생각하는 것을 풍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이 따르지 않는 빈말이 어찌 하늘에 닿겠는가."

왕은 진심없이 그저 벌을 면하기 위해 기도했지만 스스로도 자기가 뉘우치지 않았고 그저 빈말일 뿐이었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럼에도 손에 쥔 것을 포기할 수 없어 끝까지 이기적으로 하늘을 이용하려는 모습이 인간의 탐욕은 양심과 두려움마저 마비시키고, 끝내 오고야 말 것을 거스르려고 몸부림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4장 : 햄릿이 폴로니어스를 죽이고 왕비를 질책하다

햄릿이 폴로니어스를 죽이다

햄릿은 왕비에게 자신이 미치지 않았음을 밝히며 질책한다. 왕비는 햄릿의 말에 괴로워하고, 유령이 나타나 햄릿을 말린다. 햄릿은 왕비에게 자신이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미친척하고 있으며 왕인줄 알고 폴로니어스를 죽이기까지 했다고 왕에게 다 일러바치라고 말한다. 왕비는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하고, 햄릿은 폴로니어스의 시체를 끌고 나간다.


제4막

-1장 : 왕이 햄릿의 살인을 알게되고 날이 밝는 즉시 영국으로 보내라 명을 내리다.

"노인의 시체를 찾아 교회로 옮겨라.

(왕비에게) 이번 일로 우리의 명성에 상처입는 일은 없을거요. 어서 중신들을 불러 수습책을 마련합시다."

왕은 충성을 바쳤던 폴로니어스의 죽음마저 자신의 명성에 해를 입힐까 두려워 덮으려고 한다. 왕의 말들은 하나하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산된 술수인 것 같다.


-2장 : 햄릿이 시체 있는 곳을 알려주지 않고 로즌크랜츠가 그를 왕에게 데려가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두 정상은 아니다. 자기 죄는 생각 않고 자식에게 복수를 요구하는 유령이나, 살인을 하고도 탐욕에 눈이 멀어 선과 악을 알고 있음에도 죄를 뉘우치지 않는 왕이나, 자기가 무슨 신의 대리인으로서 심판을 하러 온 양 거들먹거리며 남을 바보 취급하고 모욕하고 질책하다 못해 사람을 죽여놓고 "머저리가 이제야 조용해졌군" 라는 식의 발언을 하는 햄릿이나 다 이상하다. '햄릿'의 진정한 비극은 모두가 결국 죽는 것이 아니라 사실 모두 미쳤다는 것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제일 정상인 사람은 오히려 확실히 미쳐버린 오필리아 일지도 모른다. 미쳐돌아가는 상황에서 미치지 않는게 더 이상하니까. 갑자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상한 나라 주민들이 생각난다. 신기하게도 다들 확실히 미쳤지만 미치지 않은 빨간여왕보다 정상으로 느껴지기도 하니까.


-3장 : 햄릿이 영국으로 떠나고, 왕이 음모를 꾸미다

"폴로니어스는 어디있느냐?"

"구더기에게 먹히는 중이지요. 구더기는 먹는 일엔 제왕이거든요. 우리가 먹기 위해 동물을 살찌우는 것처럼, 우리 자신을 살찌우는 것은 구더기를 위해서죠. 결국은 살찐 왕이나 야윈 거지나 같은 식탁에 오르는 겁니다."

 

"저놈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영국 왕이여, 이 서한에 적힌대로 햄릿을 즉시 죽여라."

 

-4장 : 햄릿이 복수의 결심을 새로이 하다.

햄릿이 항구에 가다가 노르웨이 군사를 만난다. 그들은 폴란드를 공격하기 위해 가고 있는데 사실 척박하고 쓸데없는 땅을 얻으러 가고 있기 때문에 명분 싸움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걸 본 햄릿은 혼자 찔려가지고는 복수의 결의를 불태운다.

"모든 것들이 나를 책망하고 무뎌진 복수심에 불을 당기는구나.

저들은 명예만을 위해 뜨겁게 일어나는데 나는 아버지의 복수라는 중대한 일에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니..

이제부터는 내 마음아, 잔인해져라. 복수에 집중하자."


-5장 : 오필리아가 미치고 레어티스가 분노하다

오필리아가 미치다
레어티스가 분노하다


-6장 : 호레이쇼가 햄릿의 편지를 받다

"누구지? 햄릿 왕자님 말고는 내게 편지할 사람이 없는데?"

 

《호레이쇼,

이 사람을(편지를 가지고 온 선원) 왕에게 데려가 줘. 그에게 왕에게 보내는 내 편지가 있어. 그런 뒤에 어서 내게 오게. 할 얘기가 많다네.》

 

-7장 : 왕과 레어티스가 한 편이 되어 음모를 꾸미고 오필리아가 죽다

오필리아의 죽음

 


제5막

 

-1장 : 오필리아의 장례와 햄릿의 격분

 두 광대가 오필리아의 무덤을 파고 있다. 그들은 자살한 여인을 이렇게 기독교식으로 묻어주는 것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살과 사고를 구분짓는 검시관의 법도 귀족들에게는 너그러우니 죽음의 방법조차 귀족들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아이러니는 버젓한 귀족 가문 치고 그 조상이 평민들이 하는 정원사 일이나 산역꾼, 도랑치기 같은 일을 하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귀족이나 평민이나 아담의 직업을 물려받은 것은 같다고. 이런 것을 보면 햄릿을 단순히 왕실의 복수극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곳곳에 셰익스피어가 사회의 문제들을 비판한 내용들이 숨어있는 것은 여러번 읽어보아야 조금 더 이해가 되긴 하지만 그만큼 교묘해서 재미있다.

 

 "누가 조선공이나 석수장이, 목수보다 물건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지 아나?"

"보나마나 교수대를 만드는 사람 아닌가?

천명이 그걸 쓴다해도 끄떡없잖아."

"그럴듯 하지만 아니야. 교수대가 교회보다 더 잘 만들어졌다고 하지는 않겠지?

교수대는 자네 목을 매달기에도 안성맞춤이니까.

 

 그 기구의 용도로 생각해본다면 교수대도 교회 못지 않게 제 기능을 해낸다. 하지만 사람들은 교회의 아름다움과 완성도를 칭찬하지 교수대의 튼튼함을 칭찬하지는 않는다. 교회는 용서하고 감싸안는 데에 비해 교수대는 그 누구라도 죽음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걸 보면 우리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 그렇게 느끼는 것들도 모두 결국은 무의식 속에서 우리 자신과 연관지은 결과일 수 있다.

어제 스위트홈이라는 드라마를 보았는데, 한 아저씨가 괴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아직 발현되지는 않은 주인공의 처분을 두고 "다 살자고 하는 짓"이라며 얼른 밖으로 내보내자고 한다.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사실상 주인공을 죽이는 것이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당연히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아저씨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오히려 주인공에게 달려가 "살고싶으니까" 어떻게 하면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있는지를 묻는다. 결국은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한 결과들인 것이다.

정답은 바로 우리처럼 무덤 파는 사람들이라네.

우리가 파놓은 이 집은 세상이 끝장나도 끄떡없을 거거든."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무덤을 내세의 집으로 생각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왕들과 귀족들의 무덤은 보물창고라고 불리울 정도로 화려하다. 하지만 여기 이 글의 묘사를 보면, 무덤을 파는 동안 계속 해골바가지가 땅에서 나오고, 광대들은 그걸 집어 던져버리고 침까지 뱉는다. 묻힌 곳에 또 묻고, 또 묻고 하면서 집은 커녕 해골바가지들이 여기저기로 굴러다니는 매립지같은 풍경이 그려진다. 오필리아는 이런 처참한 곳에 묻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곳에서 광대가 내뱉는 "집"이라는 말은 퍽 역설적으로 들린다. 세상이 끝장나도 끄떡없을 거란 말에는 좀 슬퍼지기도 한다. 결국 이런 곳에 묻히게 될 이들의 처지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이 묘지는 계속 이렇게 슬픈 "집"으로 남아 있을 거라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햄릿은 묘지를 지나다가 땅을 굴러다니는 광대 요릭의 해골을 보게 된다. "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리 대단해도 결국은 한줌 흙이 되어버리는구나" 라며 인간의 운명을 비웃는 것인지 슬퍼하는 것인지 모를 말을 한다. 

 

오필리아의 장례행렬이 다가오고 햄릿은 숨는다.

사제는 오필리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왕이 허락했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이 초라한 장례식마저도 없었을 거라고 한다. 그러자 레어티스는 사제에게

 

"네놈이 지옥에서 울부짖고 있을때쯤 오필리아는 하늘의 천사가 되어있을 것이다."

 

라고 말한다. 이 시대에 절대적이었던 교회의 법규도 절대적인 옳고 그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햄릿은 오필리아의 죽을 알고 울부짖으며 레어티스에게 외친다. 자기의 사랑은 오빠 4만명의 사랑보다도 크다면서 너 따위가 오필리아를 위해 뭘 할 수 있겠냐고 한다. 그러고는

 

"레어티스, 날 이렇게 대하는 이유가 뭔가? 난 자네를 좋아했다고. 하긴 이젠 쓸데없는 말이 되었지만. 헤라클레스가 아무리 힘을 쓴다해도 고양이는 여전히 야옹거릴 것이요, 개는 멋대로 놀아날 테니까."

 

라며 가버린다. 아무리 햄릿이 오필리아에게 모질게 군 것이 폴로니어스와 왕을 의식해서 그런 것이라고 해도 오필리아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오필리아가 미쳐서 부른 노래의 가사에서는 사랑한다 해놓고 떠나버린 님에게 받은 상처를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노래하는데 그 범인이 바로 햄릿이다. 그래놓고는 이제와서 저런 식으로 말하면 누구라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 글은 완전히 주관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백퍼로 신뢰하지는 말것.

※※이 글에 있는 그림은 나의 순수한 창작물이므로 퍼가면 절대네버안됨

※※※중간중간 인용한 대사들은 내가 조금씩 바꾼 것들임